뮤지컬 위키드는 2013년에 우리나라에서 초연, 16년에 재연 후 자취를 감췄었다. 재미있는 뮤지컬은 왜 이렇게 자주 열지 않는지 의문이다. 21년도에 5년 만에 등장하여 많은 뮤지컬 팬들을 열광시켰다. 연령제한은 8세 이상으로 잡혀 있어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아우르는 재미를 보여준다. 위키드 원작 소설이 어두운 분위기인데 반해 뮤지컬은 밝고 흥겨운 분위기라 아이와 같이 봐도 좋다.
위키드 공연하셨던 박혜나 배우님이 겨울왕국 엘사의 '렛잇고'를 더빙해서 부르셔서 아이들에게도 친숙하다. 외국 배우 이디나멘젤도 위키드 주연도 하고 렛잇고 더빙도 했다. 그렇다고 어린이 뮤지컬은 절대 아니며, 사회적인 내용도 담겨있다. 어른들이 보면 동물실험 내용, 인종차별 등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오즈의 마법사라는 동화책을 어렸을때 한 번쯤 접했다면, 깡통로봇, 허수아비, 사자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오즈 이야기와 연계되긴 하지만 설정만 비슷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진행한다. 사전 지식이 없어도 무난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다. 다소 기괴한 녹색 얼굴을 가진 마녀의 성장 스토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쁘게만 생각했던 마녀의 속사정 이야기이다. 후반부에 피에로와 엘피의 끈적한 듀엣곡이 있긴 하지만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극장에 들어가면 상단에 용한마리가 반겨준다. 심지어 움직이고 연기도 내뿜는다. 그리고 극 중 주연들이 에메랄드 시티로 가는 장면이 있는데, 온 세상이 초록색인 도시로 표현한다. 그래서 극 보러 갈 때 초록색 포인트 의상을 하고 가면 함께 즐길 수 있다. 마치 놀이동산에 온 듯 관객들과 주인공들을 반겨주며 퍼레이드를 본 느낌이다. 또한 와이어를 이용해 노래를 부르는 장면들도 많이 있어 눈이 휘둥그레 진다.
글린다 캐릭터가 통통 튀며 밝은 에너지를 가졌으며, 그녀가 부른 넘버들은 따라 부르기 좋다. 그리고 노래들이 명랑하고 긍정적인 넘버가 주를 이룬다. 특히 극을 진행할 때 암막 없이 계속 물 흐르듯 이어가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쉽게도 한국어 OST는 없지만 넘버들이 유튜브 등에 많이 업로드되어 있어 들을 수 있다.
메인 여배우의 얼굴에 녹색으로 분장하며, 옷도 검은 까마귀 같은 옷을 입혀 어떤 걸 해도 돋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극장을 압도하는 가창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이 역할에 캐스팅될 배우가 대한민국에 몇 없다. 위키드는 해냈다. 옥주현, 박혜나, 차지연, 김선영, 손승연 배우님을 캐스팅함으로써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옥 배우님이 정선아 글린다 보유국이라 자부심이 있다라고 말을 해 화제에 오른 적이 있다. 글린다 캐릭터 역시 통통 튀며 극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기 때문에 비중이 상당하다. 옥주현 정선아 두 명 조합의 공연은 표를 구하기가 힘들다. 그만큼 위키드는 캐스팅에 공들여 신경 썼다.
익살스러운 표정과 귀여운 말투, 화려한 무대 등으로 관객들에게 행복감을 전달해준다. 암전 없이 끊기지 않고 지루하지 않은 구성과, 모든 넘버가 베스트일 만큼 여러 번 들어도 질리지 않는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1막 하이라이트 곡 "중력을 벗어나"로 폭발적인 가창력의 끝을 보여줘 관객들을 시원하게 한다.
대형 뮤지컬 중에 여성이 투톱을 이룬 극은 흔치 않아 여배우들의 꿈의 작품이라고 불릴 정도로 넘버 난이도가 있다. 극 끝나고 오즈의 마법사 스토리와 위키드 스토리와 연계하여 분석해 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여 여운이 남고 찾아보게 만드는 뮤지컬이다.뮤지컬 위키드는 다만 너무 완벽하고 쏟아낼 거 다 쏟아내고 캐스팅도 훌륭하여 다른 배우님들 공연까지 보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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